얼마 전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직장생활에서 피하고 싶은 사람’이 대화의 주제로 올랐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꼰대 사장이나 임원, 갑질 상사가 차례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유형도 이야기의 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저에겐 용어조차 생경한 ‘빌런’이 직장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 겁니다.
불쾌한 언행을 일삼는 직원도 직장생활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더군요.
심한 경우 퇴사의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조직 규모가 작을수록 이런 빌런
들의 존재는 회사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업무 효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른다는 겁니다.
혹시 이런 유형의 문제 직원을 다루는 비법이 있을까요?
“ 썩은 과일을 골라내는 건 경영자의 매우 중요한 의무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문제적 인물이 섞여 있기 마련입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죠.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오피스 빌런’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지 않은 경우가 드물 것입니다.
동료나 부하직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불쾌한 언행을 일삼는 직원, 욕설이나 성희롱 발언을 하는 직원, 동료들에 대한 험담과 뒷담화가 일상인 직원, 자기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동료의 업무를 방해하는 직원, 폭언이나 폭행으로 동료를 괴롭히는 직원 등 빌런의 유형은 매우 다양한데,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조직을 망가뜨린다는 점입니다.
빌런들은 여러 가지 방식과 유형의 못된 짓을 일삼으면서 조직 구성원들을 못살게 굽니다. 그들에게 영향을 받은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결과 조직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기업이 빌런을 그대로 두면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경영학자인 미첼 쿠지Mitchell Kusy와 심리학자인 엘리자베스 홀로웨이 (Elizabeth Holloway)는 기업 조직을 망가뜨리는 문제적 인물을 ‘썩은 사과’로 지칭했습니다. 빌런과 거의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과를 상자에 가득 담아 보관하면 썩은 사과 한 개가 주변 사과까지 썩게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과는 식물의 숙성과 노화를 촉진하는 식물 호르몬인 ‘에틸렌’을 다량으로 내뿜는 대표적인 과일입니다. 이 때문에 여러 개의 사과를 한 상자에 보관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만약 사과 상자에서 썩은 사과를 발견했다면 즉시 꺼내 격리해야 모든 사과가 썩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회사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썩은 사과나 빌런을 그대로 두면 조직 전체를 오염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기업 조직에는 썩은 사과나 빌런 같은 존재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미첼 쿠지와 엘리자베스 홀로웨이가 「포춘」이 선정하는 500대 기업에 근무하는 리더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응답자의 64%가 현재 썩은 사과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무려 94%의 응답자들이 썩은 사과와 일해본 경험을 갖고 있었습니다.
문제적 인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에서 강한 독을 뿜으며 조직을 오염시키거나 마비시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기업의 경영자와 관리자는 오피스 빌런 문제에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빌런의 존재가 파악되면 조직 보호를 위해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좋은 직장의 조건은 보상만이 아니다
빌런을 퇴치할 수 있는 주체는 당연히 경영자와 관리자입니다. 피해를 입는 직원들이 스스로를 구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빌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조직의 건강을 유지하려면 누군가 악역을 맡아야 합니다. 우선 인사 담당자나 관리자가 나서서 빌런과 면담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이 조직에서 야기하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반성을 촉구하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태도를 고친다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빌런은 태도에 문제를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기업들마다 빌런 문제로 고민하는 경우가 늘어나다 보니 요즘에는 노무법인들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빌런 퇴치법을 컨설팅하기도 합니다. 빌런에 대한 징계나 해고 같은 조처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노무사가 기업에 각종 조언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겁니다. 기업이 조직을 건강하게 운영하려면 빌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빌런 퇴출 프로그램을 가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록’은 그 방법 중 하나입니다. 평소에 조직 구성원들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문제가 인지되면 크든 작든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추후 문제가 대두되면 인사 자료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빌런에 대해 징계나 해고 같은 적극적인 인사조치를 취하려면 충분한 법적 근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빌런이 조직에 나타나지 않게 하려면 애초부터 조직을 건전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질의 구성원으로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직원을 채용할 때 몇 차례씩 면접을 실시하고 평판조회 같은 추가 검증 절차를 거치더라도 문제적 직원을 완전히 걸러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양질의 구성원을 확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조직 전체가 건강해질 가능성은 확실히 커집니다. 좋은 인재가 있는 조직은 또 다른 좋은 인재를 부릅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양질의 인재들로 조직을 채워나간다면 빌런이 발을 붙일 곳은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넷플릭스에서 최고인사책임자로 활약했던 패티 매코드(Patty McCord)는 “회사가 직원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은 탁월한 동료와 함께 일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직장인들에게 좋은 동료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잘 나타내는 이야기입니다. 우수한 직원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지만 동료 직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미국 경제매체 「포춘」과 함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하는 GWPGreat Work Place 연구소는 최고의 직장이 가지는 다섯 가지 특성으로 신용, 존중, 공정성, 자긍심, 동료애를 꼽고 있습니다. 동료애가 하나의 중요한 특성으로 언급된다는 것은 그만큼 직장인들이 동료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요컨대 서로 친밀감을 느끼며 상호신뢰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동료 집단이 있는 기업이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는 것입니다.
직장인들은 직장을 선택할 때 물론 연봉이나 복리후생 같은 조건을 우선적으로 따집니다. 그래서 기업들도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높은 연봉과 충분한 복리후생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일하기 좋은 직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상사와 동료들이 어떤 사람들이냐가 직장인의 만족도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은 평소에 직원을 채용할 때 ㄹ실력과 함께 품성을 좀 더 세밀하게 검증해 양질의 인재들로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점차 쌓이면서 구성원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조직 문화가 형성되는 겁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조직 문화는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거나 개선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출처 : 사장의 별의 순간 | 신현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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